지금 유령의 핵에 대해 말이 좀 많은 것 같아서 저도 의견 한 숟갈 얹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핵은 OP가 아닙니다.
1.일반 양산형 기술들과 엇비슷한 데미지, 그리고 카운터 능력의 존재
핵은 100% 집중 피해도 아닌데 피해량이 60(중장갑 120)입니다. 랩터도 원킬 못 내는 처참한 수준의 데미지죠. 더구나 이건 스킬딜 판정이라 테프전에서는 수호기, 테테전에서는 베히모스한테 딜이 반토막납니다. 남은 건 저그 정도인데, 저그는 공생충, 식충 등 핵을 오폭낼 수 있는 수단이 많으며, 이쪽은 핵 딜을 막지는 못해도 다크스웜의 존재로 인해 핵을 맞고 난 저그 병력을 걷어내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결과적으로 핵은 그냥 범위만 넓은 체력 깎는 이엠피 수준밖에 안 됩니다.
2. 핵 그 자체의 단점
핵은 스타1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조준하던 유령이 죽으면 끊깁니다. 따라서 교전 도중이면 모를까 교전 시작 전에 핵을 떨구고 시작하려면 그만큼 유령이 끊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거기다 종족별로 사이오닉 유닛을 저격하는 스킬이나 유닛은 많죠.(프로토스의 환류 황혼 포격자, 테란의 저격, 방해 매트릭스, 저그의 브루탈리스크) 즉 안정적으로 핵이 떨어지려면 주병력의 사이에서 핵을 날려야 하는데, 이 경우 핵이 떨어질때까지의 시간동안 상대의 화력을 지상 공중 양면에서 견뎌낼 수 있느냐가 중점이 됩니다.
3. 랜덤성이 짙은 조준 범위
결국 핵도 조준형 스킬입니다. 즉 유령이 애먼 데다가 핵을 날리면 말짱 꽝이라는 거죠. 병력이 밀집해 있지 않은 지역에 핵을 떨구거나, 심지어 저글링 몇 마리 있는 데다 핵을 조준해서 뻘핵은 고사하고 팀킬까지 유발이 됩니다. 같은 위치에 핵을 날린다고 해도 그 핵이 적의 중요 유닛들에 떨어지느냐 탱커에 떨어지느냐도 사실 랜덤성이 짙어요. 딜러진이라면 모를까 현 데3의 탱커 유닛라인은 100% 범위도 아닌 고작 60~120의 데미지 한 발로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더욱이 핵이 나온다면 수호기, 베히모스와 같은 피해 경감 스킬을 가진 유닛을 끌고 나올 가능성이 높거든요.
4. 구린 가성비
데3의 유령 핵미사일은 래더의 핵보다는 협동전 멩스크의 전술 미사일에 가까운 스킬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핵 미사일과 전술 미사일 사이의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 스킬이라고 볼 수 있죠. 협동전 멩스크를 해 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멩스크의 미사일은 그냥 막 던지는 유형의 기술입니다. 공세에다 대고 신나게 N키를 연타해줘야 제 화력이 나오는 그런 기술이죠. 심지어 멩스크 핵은 공짜입니다. 데3처럼 피 같은 가스를 5나 투자할 필요도 없죠.
그렇다고 원본보다는 덜하지만 가성비가 좋냐 그건 또 아닙니다. 같은 가스 5를 먹는 공방 3업을 기준으로 보면, 래더에서 공방 3업이 250/250이 들고 핵 미사일의 가격이 100/100이라는 것을 보면 래더에서 쓰는 것보다 더 구린 위력의 핵미사일을 무려 60% 더 비싼 가격에 사는 거나 마찬가지죠. 비록 90초 쿨을 두고 무한정 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려면 핵을 사고 최소 9라운드는 지나야 명목상으로는 가성비가 맞습니다. 무엇보다 서든데스라면 모를까 라인전에서 핵이 적진에 제대로 꽃히는 걸 전 본 적이 없습니다. 즉, 테란이 핵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당한 가스 운영을 요구하며, 바이오닉, 메카닉, 스카이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소리가 되죠. 메카닉이라면야 어느 정도 병행할 수 있지만, 바카닉류 빌드를 사용한다면 메카닉이나 스카이 중 하나를 완전히 버려야 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핵이 위협적인 스킬이라는 것은 인정하나, 그렇다고 사기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