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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2015.12.06 17:16

[짐승탈] 3화

(*.122.114.56) 조회 수 445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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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는 차가운 곳."


해는 졌지만 도시의 밤 하늘은 어둡지 않았다. 하얗게 내리는 첫 눈에 반사된 가시광선 파장의 빛들이 시끌벅적한 거리를 비추어댔다. 겨울의 도심 거리를 쏘다니는 인간들의 손발은 시렸지만 마음은 시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애인이 있기 때문이었다씨발. 12월의 첫눈은 함박눈이 되어 길바닥을 하얗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전광판의 빛들은 바닥에 떨어진 눈송이들을 알록달록하게 색칠했다.


그 중 마음이 시린 사람이 몇 명 있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김길태. 그는 검사 출신이지만 성욕조절장애로 인해 검사 생활을 그만 두고, 금수저를 빨면서 젊은 생을 즐기는 중이었다. 오늘 또한 감당할 수 없는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사이로 몇 명의 수행원들(그들은 길태를 호구로 생각하지만)을 데리고 감성의 무대를 찾아다녔다. 이 곳 어딘가에도 자신처럼 시린 마음을 추스리는 예쁜 여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마음이 시린 사람이 또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모민철이었다. 하지만 민철은 여자한테 말을 걸 수 없을만큼 병신이기 때문에 오늘도 집에 굴러다니는 동전을 모아 르블랑쨩을 만나러 피시방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의 베스트 프렌드, 이한성도 함께였다. 이한성은 반테 안경을 쓴. 꽤 큰 키의 호리호리한 학생인데, 민철이의 대학 동기였다. 하지만 민철은 현재 자퇴한 상태고, 한성이는 아직 대학생이었다. 둘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였지만, 프로그래밍은 할줄 모르고 컴퓨터 게임을 할줄 안다. 물론 게임을 잘하지는 않았다. 민철이의 검은색 패딩에 점차 쌓여가는 눈 만큼, 그의 르블랑쨩을 향한 열망도 커져만갔다. 


"빨리 피시방! 피!시!방!"


민철은 느닷없이 눈속을 헤집으며 존나게 뛰어갔다.


"같이가! 민철아!"


한성이는 갑자기 뛰는 민철이의 뒤를 허겁지겁 쫒아갔다.



불빛이 찬란한, 또, 음악이 찬란한 실내, 이곳은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곳, 나이트 클럽이었다. 길태와 친구들은 큰 룸을 빌려 고급 양주를 마시면서 거침없는 음담 패설을 지껄여댔다. 종업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여자데려와 여자! 씨발!!"


종업원은 좆같은 진상 손님에 개빡쳣지만 서비스정신으로 돈을 벌기 위해 참아야만 했다. 



불빛이 찬란한, 또, 격렬한 전투가 찬란한 실내, 이곳은 양기만이 가득한 곳, PC방이었다. 민철과 한성이는 미친듯이 리그오브레전드를 하고 있었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둘은 떨어진 자리에 앉아야 했지만, 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병신력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며 소환사의 협곡을 탐험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민철은 짐승급의 병신이었다. 가끔씩 라인전 중에 잠수를 하고, 정글을 돌던 중에 잠수를 할 때에는 한성이와 생각과 감정이 공유되지 않았다. 한성이는 빡첫지만 우정때문에 참아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엔 좀 길었다. 씨발! 민철 이새끼가 10분정도 잠수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한성이는 샘솟는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민철을 찾았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오는 민철이와 마주쳤다.


"똥싸고옴."



한편, 길태는 친구들과 각각 여자 한명씩을 끌어안고 마음을 녹이던 중이었다. 길태에게 안긴 여자는 못생긴 길태가 좆같았지만 이새끼의 시계가 3천만원이 넘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참았다. 그렇게 녹은 마음은 구름이 되어 빗물이 쏟아질 수 있을 만큼의 양이 되었다. 그 때, 갑자기 룸의 문이 강하게 열리고 왠 병신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짐승같은 탈을 쓰고 있었다.


"뭐야 씨발"


길태는 한참 뜨거운 마음을 즐기고 있었던 중이라 빡쳤다.


"어둠이 꿈틀댄다."


짐승탈을 쓴 남자는 팬티속에서 거대한 각목을 꺼내들어서 길태의 머리를 후려쳤다. 길태는 고통스러워하며 외쳤다.


"이새끼 뭐야! 야! 친구들아! 이새끼 조져버려!"


길태의 친구들은 품속에서 잭나이프를 꺼내서 짐승탈을 쓴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존나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보다 더 빠르게 잭나이프를 각목으로 쳐내어 길태의 허벅지에 꽂아버렸다.


"윽 씨발!!"


길태는 고통에 괴로워했다.

짐승탈을 쓴 남자는 길태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문 밖으로 끌고 나갔다. 클럽에서 일하는 건달들이 행패를 부리는 미친놈을 보고 가만히 있을 리는 없었다.


"어이, 미친 아저씨. 남의 장사 방해 말고 꺼져"


인상이 험악한 친구가 말했다. 하지만 짐승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내말 씹는거야?"


험악한 친구는 주먹으로 짐승탈을 내리질렀따. 하지만 짐승탈은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4초만에 피한 뒤 길태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밖으로 끌고 나왔다. 인상이 험악한 친구는 어리둥절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짐승탈은 차가운 눈 밭 위에 길태를 던졌다. 길태는 겁에 질려 말했다.


"사.. 살려줘!! 행인분들! 이 미친놈이 절 죽이려해요! 살려주세요!"


하지만 아무도 존나짱쎈 짐승탈을 막을 수 없었다. 옷이 벗겨진 채로 차가운 공허의 눈밭을 구르는 길태는 아무도 구할 수 없었다.


역시 짐승탈은 존나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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