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 아주 기본적인 부분이 부족한 유저가 있어 말씀드리는 부분이나
먼저 여러분 뇌에서 나온 정보는 근거나 자료가 아닙니다.
여러분 뇌에서 나온 정보가 근거가 되면 아래와 같은 일이 일어나죠.
1. 먼저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라
이 게임은 일종의 모의 전투 시뮬레이터로, 병력을 투입하고 배치하는 심리전 게임입니다.
적이 투입한 병력을 보고 그 병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상대할수 있는 구성을 갖추고, 적의 행동을 유추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도 합니다.
그 모든것의 핵심은 가변성에 있습니다. 모든 결과는 정해져있지 않고 유동적이며 그 어떤 유닛이나 조합도 완벽하지 못합니다.
이로써 흔히 말하는 가위바위보, 꼬리잡기의 형태로 모든 선택지가 실험과 연구를 통해 파훼될 수 있다는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가변성이라는게 '항상 변하는 성질' 임으로, 전투의 결과를 예상하는것은 실력차이가 압도적이지 않은 이상 절대 쉬운부분이 아닙니다.
유닛 하나하나의 행동조차 달라서 같은 조건에서 실험을 반복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2. 왜 고인물들은 '파밍모드' 를 지향하는가?
앞에서 말했다시피, 이 게임은 가변성이 모든것을 지배합니다. 같은 교전이라도 여러번 하면 판이한 교전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그 가변성의 불확실함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이 파밍모드입니다.
위 실험은 제가 옛날에했던 실험중 하나로, 저격의 효율을 분석하기 위해 실험했던 스크린샷의 일부입니다.
자, 돈을 걸어보세요. 어느쪽이 승리할까요?
프로토스 병력이 승리했네요. 이걸로 동가격의 저 프로토스 유닛으로는 EMP와 저격을 사용하는 유령한테 더 강한걸까요?
그러나 실험 결과는 다릅니다. 최초 3회에 걸친 시도에서는 모두 프로토스 병력이 승리했으나, 같은 실험을 30회 반복한 결과 유령이 6~7번정도(?)의 교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이 예시가 말하는 바 역시 같습니다. 유닛의 미세한 움직임, 저격의 사용, 이엠피의 사용등이 모두 실험마다 다르기 때문에, 판이한 교전 결과를 냅니다.
물론 확률적으로 저 두 조합에서 더 강한쪽은 프로토스의 병력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그러나, 최초의 교전에서 유령이 승리했고, 제가 거기서 실험을 멈추었다면
과연 '유령이 승리했다' 라는 자료는 전자와 비교했을때 어느쪽이 사실에 더 가까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수있죠.
여러분, 흔히 말하는 고인물들이 파밍모드에 대한 언급을 계속 해오고있는것은, 정보와 자료의 정확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단순한 경험도 분명히 정보이지만,
밸런스같은 민감한 부분의 토론을 위해선 파밍모드로 객관성과 정확성을 가진 정보를 요구하는것이죠.
" 파밍모드로 실험해봤으나 교전결과는 이러하다, " 라던지. " 파밍모드로 실험해봤는데 절대 한 종족이 강하지 않다 " 라고 하며 파밍모드로 실험해보라고 하는것은
나는 불확실함을 최대한 줄인 실험을 여러번 행하여 객관성과 정확도가 훨씬 더 높은 자료를 가지고 있으니,
너도 그런 데이터를 찾고 만들어서 그때도 도저히 불가능하다 싶으면 자신의 결과를 공개하라. 라고 말하는겁니다.
나는 테란 못이기겠는데 왜 이기는 법 안가르쳐 주냐? 그래서 위의 유저처럼 실험하고 계산한 결과를 들고온 유저는 있나요?
그런 데이터를 찾고 만든 사람들이 엄청난 변수를 가진 게임에서의 몇번의 전투 결과나 남이 한 말, 뇌내망상같은걸 듣고있으니까 화가나는겁니다.
더웃긴건 그런 뇌내망상속에서 일어난 집단심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패치에 반영한 제작자가 너무 답답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