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뻘글]
2019.01.21 18:40

파랑달팽이 5부작 - 1. 파

(*.62.213.189) 조회 수 418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 파 -


- Fire, Fire at will


함 내 전투배치 신호등이 붉게 점멸하고 있었다. 이미 배의 절반은 적들에게 점거당한 상태로 부 관제실과 하부 통로는 연료 보급관이 터져서 나온 불길로 너무 뜨거운 나머지 빨갛다못해 시퍼렇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음대로 발사하라고 지정하는 것을 보니 통합관제시스템에도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다.


나는 불길과 적들을 막으려 방폭문을 하나하나 닫으며 뒤로 물러서야 했고, 이제 내 뒤에는 함교로 통하는 통로를 가로막는 두꺼운 15센티짜리 경질칼슘소재로 되어있는 문만이 등을 받쳐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문은 전투시엔 절대 열리지 않는다. 특히나 함내에 적이 있을땐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나는 최소한 탄약이 다 떨어진 쇳덩이라도 들고 있지만 이 문 안에 있는 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 이다. 기계를 다루고, 작전을 짜고 머리를 굴리는 자들은 점액질같은 침을 튀기며 끈끈이라도 붙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내 뒤의 문이 뚫리면 이 배는 끝이다. 하지만 이 문이 열리지 않아도 나는 죽는다.


열기에 내 몸이 말라 비틀어져 가는 것이 느껴진다. 몸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이토록 중요한 것인지 이 순간만큼 절실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시원한 물 한 방울만 있다면 나는 연장복무와도 바꿀 의향이 있다. 어짜피 내가 무슨 빚을 이 자리에서 지든 그 빚을 갚아야 할 일이 없음을 알고 있으니까.


방금 잠그고 온 방폭문 건너편에 적들이 들이닥쳐 있음이 느껴진다. 나는 무기는 있으나 탄약이 없으며, 의지는 있으나 육신이 없는 자가 되어버렸다. 


방폭문 구석이 붉게, 노랗게, 파랗게, 하얗게 달아오르는 것을 보며 내가 그 혹은 그녀와 온 몸을 붙여 비벼대며 끈적하게 달아오르던 순간이 스쳐지나갔다. 미안, 안녕.




순간 하얀 분말이 방폭문에 난 구멍을 통해 물밀듯이 분사되었고, 마지막으로 무장한 달팽이가 소금을 맞고 죽어버렸다.


무장한 인간 6명이 문을 열고 달팽이의 시체를 입구쪽으로 걷어낸 뒤, 달팽이의 껍질과 같은 칼슘 벽을 녹이는데는 시간과 노력이 조금 걸렸고, 더 적은 노력으로 함교를 청소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전투함선은 인간의 손에 들어왔다.


- 썬더, 썬더, 썬더 여기는 썬더 액츄얼. 탈취에 성공했다.


- 썬더 커맨드, 수신 확인. 다음 단계로 이행하라.



2편 - 랑에서 계속



자유 게시판

자유롭게 대화하는 공간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대회] [ 제 19회 DSL 모퍼배 중계 ] [NGO]울림소리 2024.04.27 0 169
공지 [대회] [ 제 19회 DSL 모퍼배 공지 ] 22 희사 2024.04.13 1 2041
공지 [공지] [ 공식 톡방 ] Narr 2021.03.30 2 8210
공지 [일반] [ 사설 대회 기록 ] 7 앜저씨 2020.09.20 6 11599
공지 [공지] [ 대회 관리자용 매뉴얼 24.04.14 ] 3 [NGO]울림소리 2019.10.13 2 10473
공지 [일반] [ 라크쉬르 군주 실록 ] 24 [NGO]울림소리 2016.02.19 12 34798
1433 [뻘글]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며 ★kosmos★ 응원합니다.. 2 file 한지백산 2019.02.07 2 388
1432 [뻘글] 엠버스타는 늘 변함이 없네 2 [프리메이슨]채원 2019.02.04 0 583
1431 [뻘글] 애국하자님 4행시 SlayVega 2019.01.27 0 263
1430 [뻘글] 접속못하는 사람을 위한 패치 요약 さかたぎんとき(사카타긴토키) 2019.01.26 0 354
1429 [뻘글] 아니왜 게속 이상한방향으로패치하는거죠 1 슬깃 2019.01.26 0 407
1428 [뻘글] 탱크가 뒤로 뜁니다 도망쳐 2019.01.24 0 366
1427 [뻘글] 혼란하다 혼란해 슬깃 2019.01.24 0 303
1426 [뻘글] 하루만에 글이 이렇게 리젠되다니 2 file 은하수 2019.01.24 0 290
1425 [뻘글] 나르여! 지금 난 이 둘을 석방하길 요구한다! 3 file 은하수 2019.01.22 0 530
» [뻘글] 파랑달팽이 5부작 - 1. 파 6 [NGO]울림소리 2019.01.21 0 418
1423 [뻘글]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슬깃 2019.01.20 0 345
1422 [뻘글] 갈매기!!! 갈매기 2019.01.18 0 258
1421 [뻘글] 의료선, 과학선 <달팽이>달팽이맛포도 2019.01.11 0 346
1420 [뻘글] 씨벌 지금 데저트 존나 재미없음 2 밸런스맨(육봉킹) 2019.01.10 0 427
1419 [뻘글] 탐지기 지킬 유닛 vs 다수의 탐지기 3 <달팽이>달팽이맛포도 2019.01.08 0 442
1418 [뻘글] 불토다 불토! 1 [델타포스]칸재 2019.01.05 0 272
1417 [뻘글] 싸우지말고뽀뽀해 1 [델타포스]칸재 2019.01.04 0 330
1416 [뻘글] "Mr.칸재"배 데저트 스트라이크 tree 대회참가자 "han명" 을 "모.집.한.다" 1 (고인물싫어요)초보자 2019.01.04 1 360
1415 [뻘글] 데저트 황금패치안 3 슬깃 2019.01.03 0 239
1414 [뻘글] [델타포스]칸재 2019.01.03 0 173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90 Next
/ 90

Copyright © 2012-2018 Emberstar, All Rights Reserved.

Created by Emberstar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