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가 이번 대격변 패치로 성격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게 확정사항인지, 아니면 단순히 대격변 패치로 인한 버그로 취급될지는 제작자님의 판단에 달려있겠죠.
그밖에도 공격능력이 생긴 고위기사와 경추댐이 생긴 거신도 있고, 대격변 패치로 레더에선 변경되었지만 데저트에는 변함이 없는 분열기도 넓은 범위에서 언젠가 판단의 대상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밤까마귀 등의 다른 종족 유닛도 마찬가지고요.
이중에서 먼저 게임상 영향이 가장 큰 추적자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알고 싶어 글을 작성합니다.
기존의 추적자는 적당한 공속에 낮은 대미지를 가졌지만 높은 체력가성비와 점멸을 이용한 세미허리탱커의 역할을 수행하는 유닛이었습니다. 중장갑 추가 대미지가 있지만 높지 않았고, 보통 중장갑 킬러 유닛이 필요하면 불멸자계열이나 공허포격기, 용기병, 대공한정으로 정찰기를 채용해 빌드를 구성하는 식이었죠.
변화된 추적자는 상당히 낮은 공속에, 굉장히 준수한 일반/중장갑 추가 대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dps자체는 아주 조금 상승한 수준이지만 한방대미지가 쌔짐으로서 성격자체가 완전히 바뀌었죠. 낮아진 공속대비 엄청 높아진 한방대미지는 점멸과 시너지가 합쳐져서 지금의 추적자는 중장갑 킬러 유닛으로 봐도 될 정도의 엄청난 딜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작자님이 지금의 추적자를 대격변패치에 따른 결과물로 수용하실지, 아니면 버그로 판단하고 롤백하실지는 제작자님만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제작자님이 어느쪽으로 판단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대격변패치에 따른 결과물로 수용하신다고 가정한다면, 수치상 추적자의 dps는 소폭 상향된 정도에 불과하고 가격대비 개임을 파괴할 정도의 사기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너프전 골리앗 정도의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mp 버그 같은 주력유닛 하나를 아얘 봉인해버리면서 범용성도 좋은 진짜 사기와는 좀 궤가 다르죠.
게다가 기존의 추적자가 가격에 비해 다른 종족의 허리군만큼의 성능을 가지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프로토스가 패치 한 번에 너무 강해지거나 너무 약해진 이유도, 어떻게보면 추적자의 애매한 성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혹자는 점멸로 인한 탱킹이라던가 스피드업 같은 전략적 플레이를 이유로 추적자의 애매한 성능에 불만을 갖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애매한 건 애매한 거죠. 보통 어떤 유닛이 쓰이는 이유로는 성능이 좋거나 특성때문에 쓸수밖에 없거나 둘 중 하나인데, 추적자는 철저하게 후자였습니다.
반대로 버그로 판단하고 롤백하신다고 가정한다면, 변화된 추적자는 확실히 메타를 파괴할 정도로 성격이 변해도 너무 변했습니다. 기존의 미친 가성비의 골리앗때문에 타 종족 공중이 거의 봉인되다시피 했던 것과 비슷하게, 지금의 추적자는 다른종족은 물론, 동족전인 프로토스조차도 '추적자에 대비하지 않으면 지는'게임을 만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어떤의미로는 추적자가 더 나쁘죠. 골리앗은 공중유닛만 봉인되지만 추적자는 범용성이 높은 유닛이니까요. 실제로 현재 추적자 프로토스를 상대로 다른 종족은 추적자 카운터 빌드를 짜지 않으면 지게 되었습니다. 우선권이 추적자 프로토스에게 너무 유리해요. 마치 테란 너프전의 테프전 양상과 비슷해졌습니다. 프로토스가 테란을 이기는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유닛 우선권은 테란쪽이 쉽게 가져갔던 그 때 처럼, 추적자가 게임을 터뜨릴 정도의 사기는 아니지만 추적자 베이스의 프로토스가 유닛 우선권을 너무 쉽게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어력과 딜로스 유발을 기반으로 한 테란의 탱킹라인은 두꺼운 점멸추적자에게 효과적이지 못하고, 바퀴와 토라스크는 더 이상 추적자 앞에서 벽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심지어 동족전에서조차 불멸자와 공허포격기가 추적자에게 밀릴 정도니 말 다했죠. 다른 종족이 프로토스를 이기기 위해선 철저하게 추적자 카운터 유닛들로 빌드를 구성해야 하고, 추적자 프로토스는 이를 지켜보다 적당히 그 카운터 카드만 내놓는다면 쉽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저는 프로토스 유저로서 기존의 추적자로 롤백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성격을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격변 직전 밸런스는 딱히 어느종족이 유리하다 말할 수 없는(서든데스에서 저그가 불리한 건 여전했지만, 추적자와는 상관 없었죠) 괜찮은 밸런스였으니 롤백한다고 해도 딱히 나빠지는 건 없죠.
지금의 성격을 유지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테란과 저그의 경우, 테란의 중장갑 킬러 유닛은 불곰류와 사클, 탱크가 있고 저그에는 헌킬과 용암귀, 관통촉수가 있죠. 그러나 프로토스는 불멸자류와 용기병밖에 없는데, 그나마 용기병은 중장갑 킬러 유닛이라기엔 다소 위력이 떨어지고 대신 범용성이 좋아서 솔직히 후방딜러형 추적자나 다를바 없고, 실질적으로 중장갑을 잡기 위한 선택지로는 불멸자류밖엔 여지가 없었죠. 여기에 추적자에게 중장갑킬러라는 속성을 부여해 조합을 다양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사이오닉폭풍의 대공공격 삭제와 말살자 말살포 삭제, emp버그로 인한 집정관류 봉쇄로 고질적인 대공부족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프로토스에게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추적자가 지금의 중장갑킬러라는 성격을 유지한다면, 확실히 너프는 필요합니다. 다만 중장갑 특화 공격능력을 너프하면 기존 추적자와 달라지는게 없기 때문에 이는 롤백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외에 일반 대미지 너프/체력너프/스피드업 삭제/공격속도 너프/가격 너프/특성 너프 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야겠죠.
일반대미지 너프는 선동자가 있기 때문에 가장 무난하게 적용할 수 있는 너프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대미지의 dps를 기존 추적자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게 조정하면 되겠죠. 추적자의 중장갑 킬러라는 면모를 부각시키더라도 다른 종족이 쉽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리 사이사이에 경장갑/무장갑 유닛을 섞기만 하면 되겠죠.
체력 너프는 조금 신중합니다. 프로토스는 탱킹라인이 테란이나 저그처럼 단단한 종족이 아니고 사도와 추적자, 집정관과 불멸자를 제외하면 딱히 부대의 견고성을 높여줄 유닛이 없습니다. 하지만 추적자의 체력을 너프하는 대신 다른 유닛, 이를테면, 중장갑 킬러 속성을 공유하면서도 별다른 메리트가 없는 불멸자의 체력을 보강하는 식의 조절이 이루어진다면 적당히 차별화가 되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불멸자대신에 업광전(그냥 광전x)에게 줘도 좋겠고요.
스피드업 삭제는 썩 좋은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피드업을 삭제한다고 해서 지금의 추적자 사기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전략적인 플레이 하나만 사라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동자의 스피드업을 남겨놓고 추적자의 다른 성능을 함께 너프시키는 식으로 조절한다면 고려하지 못할 방안은 아닙니다.
공격속도 너프는 좋지 않습니다. 지금의 추적자도 공격속도가 높은 편이 아닌데, 여기서 더 너프하면 스타1 드라군 급 바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격 너프는 안됩니다. 추적자는 프로토스의 몇 안되는 1티어 유닛인데, 1티어 유닛중에서도 비싼 편인 125원입니다. 자원수급방식을 초반에 좀 더 많이 주고 후반에 좀 더 적게 주는 방식으로 변경되면 모를까,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추적자의 가격을 너프하면 플토의 1티어 쌈이 너무 약해집니다. 하지만 자원수급방식 조절과 병행한다면 고려하지 못할 방안은 아닙니다.
특성 너프는 애매합니다. 점멸을 2티어로 넘기는 방법은 후반부 쌓인 추적자의 강력함에 별 관계없이 가뜩이나 약한 플토의 1티어 싸움만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점멸 자체의 쿨타임을 늘려도 결과는 비슷합니다.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줄 요약입니다.
1. 바뀐 추적자의 딜링 방식에 대하여, 제작자님이 어떤 판단(수용,롤백)을 내리더라도 둘 다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다.
2. 프로토스 유저로서 추적자가 기존의 추적자로 롤백하더라도, 지금의 '딜러 유닛'으로서의 면모를 간직하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3. 그러나 격변된 추적자를 수용하신다면, 솔직히 너프해야 한다. (중장갑 딜링을 제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