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특성업에 대해서

by <D3All>채원 posted Sep 30, 2017 Views 1314 Likes 3 Replies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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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죠.

특성업 광물화 이후로

게임이 더 전략적으로, 더 재밌게 변했나요?


유닛 가격패치를 논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솔직히 더 재미없어진 것 같아요.


데저트의 묘미는 기존 라인에서 소수 유닛 추가와 배치 변경등으로 큰 변화를 줄수 있고, 심리전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단 한번의 가위바위보로 끝나는 게 아니라 피드백이 가능한 가위바위보라는 거죠. 지금 밀리지만, 역전의 가능성이 있기에 재밌습니다.


하지만 대격변 이후로 그 심리전이 무용지물이 된 것 같습니다. 어떤 유닛 두개를 추가해서 라인전 양상을 조금 흔들 수 있는데, 그 유닛이 특성이 없으면 밥값 못하는 애라 이제는 그 유닛 한개 뽑고 특성업 하면 흐름에 큰 변화를 줄 수 없죠. 일시적 흔들기로 뽑아놨는데 흔들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다음턴 더 큰 스노우볼링이 진행됩니다. 상대가 대비를 하니까요.


 특성업 가스화 시절에는 가스로 했으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만큼의 변수를 주려면 아예 한턴을 돈을 모아야됩니다. 그 동안 스노우볼링이 더 진행되고, 한턴 모은 후 흔들기에 실패하면 더 큰 리스크가 옵니다.

 

 요컨대, 광물 리스크에 따라 전략적 요소가 줄었다는 겁니다.


 래더라면 주력유닛에 투자하는 것이 전략적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컨트롤"이 되니까요. 역상성도 충분히 커버가 됩니다. 맞서 싸우는 것 만이 정답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데저트는 컨트롤 여지가 오로지 배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3의 선택지가 없습니다. 무조건 맞서 싸웁니다.


 피드백 가능한 라인전 심리전이 아니라

 피드백 불가능한 파워싸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쎈 놈 뭉탱이로 뽑아서 힘으로 밀어버리게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패치 이후 프로토스는 재밌어졌습니다. 버프 받은 유닛들 중 특성업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유닛들이 꽤 있어서 흔들기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저그 테란은요?


초반 라인전좀 이기겠다고 특성업 찍었다가 그 특화 유닛이 하드카운터 당하면 특성업 찍은 광물량만큼 더 밀립니다. 가스라면, 서데때 방업하나 포기하면 됩니다. 하지만 광물은 계속해서 고통받습니다. 


 저는 특성 시스템과 가스 시스템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굉장히 유저의 개입 여지가 적은 게임에서 뭔가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거든요. 


 전략, 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밀리는 쪽의 선택지가 더 줄었으며, 그만큼 초반 가위바위보 싸움이 중요해졌다는 것이고, 그만큼 1티어 밸런스가 더 중요해졌다는 겁니다.


 역전의 가능성, 심리전의 여부, 다양한 조합 등이 데저트를 더 재밌게 해주는 요소 아니던가요? 그냥 쎈놈 많이 뽑아서 쎄게 미는거라면 거기서 무슨 재미를 느낄까요?


 저는 특성업, 공방업 롤백(특성업 가스, 공방업 단계별 차등비용)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저를 싫어하는 분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에 대한 사사로운 감정은 좀 배제해주세요.